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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팬션-여치카페-레일바이크

푸른자유 2008. 2. 3. 15:34
기차는 달려야 한다?’
강원도 정선군 구절리 철도 레일에 아담한 빨간 기차가 오랫동안 정차되어 있다. 누굴 기다리고 있을까, 달리지 않는 기차 주위로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과 코레일투어서비스(www.korailtours.com)가 대한민국 최초로 기차에 수상한 일(?)을 벌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이 빨간 기차 내부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정선군으로 달려가면 된다. <주간현대>도 소식을 접하고 정선군으로 향했다. 강원도 정선군 구절리에 서 있는 기차, 도무지 달릴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를 지금 공개한다.

기차펜션 주변 레일바이크와 이색 카페 한데 어우러져 '눈길'

지난 1월31일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군 북면 구절리에 대한민국 최초로 기차펜션이 문을 열었다. 정선군이 투자하고 코레일투어서비스가 위탁 운영하게 되는 기차펜션은 기관차와 객차를 호텔 수준급의 숙박시설로 새롭게 리모델링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이름도 행복한 ‘해피 스테이션 기차펜션’은 정선 레일바이크와 여치를 형상화한 카페와 한데 어우러져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어 구절리를 향한 발길을 더욱 재촉하게 만든다.

긴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기차가 새로운 문화레저 시대에 걸맞게 고급 펜션으로 변신해 우리 곁에 돌아왔다.

우선, 기차펜션이 테마여행을 즐기는 이들의 구미를 가장 당기는 것 중의 하나는 펜션 바로 앞에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레일바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4계절 모두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는 탑승객이 직접 페달을 밟으며 철로를 시속 15~20km로 달리는 철도자전거로 잘 알려져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자연이 빚어낸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몇 개의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각 터널마다에는 다양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환상 열차를 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기차펜션에 도착해 여정을 풀고, 레일바이크를 타며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호흡을 맞춰서 열심히 페달을 밟고 나면 어느 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다시 구절리역으로 돌아오면 폐객차를 개조하여 만든 두 마리 여치 모양의 초록색 카페가 기차펜션 옆에 나란히 자리해 있다.


강원도의 운치와 기차의 아늑함…테마여행으로 각광 받을 듯      

이름도 예쁜 ‘여치의 꿈’은 1층은 스파게티 전문점, 2층은 카페로 꾸며져 있으며 레일바이크의 종착지 아우라지역에는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된 어름치가 산란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카페 ‘어름치 유혹’이란 이름의 패스트 푸드점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여치의 꿈’에서 스파게티와 피자로 출출한 배를 달래주고 2층에 마련된 카페로 올라가 커피 한 잔 마시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선의 유혹을 감상한다. 정선이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레일바이크로 레저 스포츠를 즐기고 ‘여치의 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이제 조금 몸을 쉬게 해주자.
정선군과 코레일투어서비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기차펜션에 몸을 맡길 차례다.

기관차 1량과 객차 4량에 총 10실로 꾸며진 기차펜션은 관광객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그 곳에 정차된 채로 관광객들로 하여금 기차와 펜션의 느낌을 동시에 느끼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차 펜션의 객실 이름이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로 지어져 ‘기차’펜션의 의미를 한껏 더해주기도 한다.

통일호 1,2호는 모두 ‘양실’로 넓은 침대가 객실 안을 가득 차지하고 있다.

문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커다란 베개 두 개가 놓인 더블 침대가 방 중앙에 자리해 있는 모습이 보이고, 방 전체가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단아하면서 화려한 벽지가 천장까지 온 방 안을 감싸고 있어 연인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침대 앞에는 작은 바구니에 담긴 와인이 티테이블 위에 마련되어 있으며, 객실 문 앞 벽에는 객실 전체 조명을 조종하는 버튼이 있어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


사계절 내내 같은 저렴한 가격…연인·가족단위 발길 재촉

한편 새마을호1~4호는 ‘양실’과 ‘한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실을 특히 주목해서 봐야한다.

우리나라 최초 오지에 등장한 기차펜션에 온돌방까지 등장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양옥에 익숙한 관광객들에게 기차펜션이 특별히 제공하는 온돌방의 구조를 갖춘 한실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방 한 켠에 놓인 작은 나무 탁자와 전통적인 문양과 색상의 비단으로 만들어진 푹신한 방석은 노란색 벽지와 제법 어울려 당장이라도  달려가 노곤한 몸을 바로 아랫목에 누이고 싶게 만든다. 코레일투어서비스 관계자는 "온돌방으로 만들어진 한실은 얼핏 중장년층만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색적인 것을 많이 찾는 젊은이들도 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특히 각 객실은 크고 넓은 창문은 채광을 그대로 받아들여 방 안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는 또 다른 조명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담한 욕실이 있는데, 화이트와 블랙의 타일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깔끔하면서도 깨끗한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다. 작은 욕실임에도 욕조와 샤워부스가 갖춰져 있어 강원도 정선을 실컷 구경하고 난 후에 객실로 돌아와 반신욕을 즐기며 단잠을 청할 수도 있다.  

무궁화호1~3호도 역시 한실과 양실로 나뉘어져 있어 온돌방이 좋은 사람은 한실을, 푹신한 침대가 좋은 사람은 양실을 선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심플하게 디자인된 기차 내부는 이곳이 예전에 철로를 씽씽 달렸던 기차가 맞는지, 세월이 흘러 폐기차로 버려질 뻔 한 그 기차가 맞는지 관광객들을 의아하게 만들지만 아늑한 하룻밤을 보낸 이들은 기차펜션의 매력에 한껏 취할 것이다.    


또 하나, 기차펜션의 운치를 더해 주는 것 중 하나로 기차 외관과 이어진 테라스를 빼지 않을 수 없다. 객실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테라스로 나오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 듯 정선을 감싸고 있는 노추산의 웅장한 모습에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감탄하게 된다. 아직 녹지 않은 하얀 눈을 그대로 머금은 노추산을 바라보며 이번 기회에 요산요수의 풍유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차 내·외부를 보고 고급 호텔에 온 듯한 착각이 들지 모르지만, 가격에 또 한 번 흡족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기차펜션은 성수기, 비수기에 관계없이 통일호와 무궁화호 7만원(2인실), 새마을호는 10만원(4인실)이며, 약 3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 후 인터넷 예약만으로 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투어서비스 관계자는 “기차펜션과 같이 기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화시켜 나갈 예정이다”라며 “강원도 정선의 기차펜션이 괄목할만한 관광명소로 지역경기 활성화와 폐기차의 활로 모색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 기차펜션 문의: 033- 563-1077, 정선지사: 033-563-8787)